
광주·전남 행정·교육통합 4자협의체. 연합뉴스
광주·전남과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정부의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시와 맞물리며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와 맞물려 6·3 지방선거를 앞둔 출마 예정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행정통합이 지역 발전의 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바뀐 선거 구도가 큰 변수로 등장하면서 정치적 유불리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대전·충남 통합특별시의 초대 단체장은 충청권 정치의 구심점이 되며 단숨에 차기 대선 주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광주·전남, 대전·충남 통합 특별시에 대해 4년간 최대 20조 원의 재정 지원과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 부여를 골자로 한 인센티브안을 발표했다. 통합 특별시에는 ‘행정 통합 교부세’와 ‘행정 통합 지원금’을 신설해 연 최대 5조원씩 추가 지원하고, 부단체장 수를 4명으로 늘리며 직급을 차관급으로 격상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2027년 예정된 2차 공공기관 이전 과정에서도 통합 특별시를 우선 고려 대상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입주 기업에 대한 고용 보조금 지원과 지방세 감면도 제시됐다. 서울시에 준하는 지위 부여, 공공기관 우선 이전이라는 약속은 물론 국세와 지방세 비율도 고려돼야 한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이 같은 지원책이 공개되자 광주·전남에서는 환영 분위기가 확산됐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통합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행정통합 이슈 자체가 선거 국면의 핵심 프레임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이달 말까지 시·군·구를 돌며 주민 공청회를 열 예정인데, 이 과정에서 현직 단체장의 공식 일정과 메시지 노출이 대폭 늘어나며 ‘현직 프리미엄’이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공개된 광주·전남특별시 설치 특별법 초안에는 현 광역단체장과 교육감이 사퇴 제한의 예외를 적용받아 현직을 유지한 채 통합 특별시장·교육감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가 담겼지만 타 후보군은 상대적으로 활동 공간과 노출이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속도전으로 전개되고 있는 행정통합 추진 역시 시·도지사의 결단과 정책 방향 설정에 따라 동력을 확보한 만큼, 선거 국면에서 통합 이슈의 정책적 수혜가 현직 단체장에게 집중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강력한 후보로 손꼽혔던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불출마로 가닥을 잡으면서 현직 단체장들이 기세를 올리는 형국이다.
특히 광주·전남 통합 선거는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향후 진로와도 맞물려 있다. 통합 특별시 단체장 선거 결과에 따라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차기 대권 구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에서는 현역인 강 시장과 김 도지사를 비롯해 민형배·신정훈·이개호·주철현·정준호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반면, 조국혁신당은 아직 뚜렷한 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대전과 충남에도 시선이 쏠린다. 충청권은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지역으로, 통합 특별시 단체장 선거 결과는 지방선거 전체 흐름은 물론 향후 대선 구도에도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서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출마가 초미의 관심사였지만 우상호 정무수석의 발언에 따르면 출마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했다.
다만 김 정책실장과 강 비서실장이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지만 초대형 통합시 단체장이라는 무게감을 고려하면 두 사람 모두 출마해야 한다는 압박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어 변수로 남아 있다. 통합 특별시 설치 특별법 처리 시점에 따라 중앙정부 인사들의 출마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어 예비 주자들 사이에서는 법안 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여기에 박범계·박수현·장종태·장철민·조승래 의원과 양승조 전 충남지사, 허태정 전 대전시장 등이 대전충남 선거의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국민의힘에서는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이 사실상 유력 주자로 꼽히지만, 당 차원의 전략은 아직 뚜렷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통합 논의를 둘러싼 지역 여론은 엇갈린다. 광주·전남에서는 정부의 재정·제도적 지원이 통합 논의에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만, 대전·충남에서는 선거를 앞둔 속도전이라는 비판과 함께 졸속 추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충분한 공론화 없이 통합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안소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