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구성 파행에도 의정비 꼬박꼬박…지방의회 ‘무노동 유임금’ 논란

대전 대덕구의회 본회의장. 대덕구의회 제공

원 구성 파행으로 의회 기능이 멈췄는데도 의원들은 의정비를 그대로 받는 일이 지방의회에서 반복되고 있다. 대전 대덕구의회는 의장단조차 꾸리지 못한 채 의원 8명에게 3655만 원의 의정비를 지급했다. 충청권 곳곳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이어지면서 의정활동비 지급 기준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덕구의회는 의장단 선출을 둘러싼 여야 대립으로 출범 한 달이 지나도록 제자리걸음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4석을 차지한 동수 구도에서 의장 선출 방식과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맞서면서 조례안 심사와 주요 안건 처리 등 의회 본연의 기능은 사실상 멈췄다.

대덕구의회의 원 구성 파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제9대 의회 전반기인 2022년과 후반기인 2024년에 이어 올해 출범한 제10대 의회까지 세 차례 연속 원 구성 파행이 이어지며 의정 공백이 반복되고 있다.

그런데도 의정비는 정상 지급됐다. 구의원들은 지난 20일 의정활동비 150만 원과 월정수당 306만9360원을 합쳐 1인당 456만9360원을 받았다. 의원 8명에게 지급된 금액은 모두 3655만4880원이다. 의장도 선출하지 못했고 상임위원회도 꾸리지 못했지만 의정비 지급에는 아무런 차질이 없었다.

이 같은 원 구성 파행은 대덕구의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전 동구의회도 의장단 배분 갈등으로 원 구성이 늦어지고 고발전까지 벌어졌지만, 의원들은 의정활동비 150만 원과 월정수당 308만9230원을 합쳐 1인당 458만9230원을 받았다. 충남 서산·당진·보령시의회와 충북 충주시의회에서도 여야 동수 구도와 의장단 갈등이 반복됐다. 원 구성 때마다 주민들은 의정 공백을 감수하는 반면 의원들은 의정비를 받는 구조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사회는 의정활동비가 의원 신분이 아니라 실제 의정활동을 전제로 지급되는 예산인 만큼, 원 구성 파행으로 의회 기능이 마비된 기간에는 활동 내용을 소명하거나 반납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설재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정감시팀장은 “노동의 관점에서 월정수당 수령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의정활동비는 실제 활동을 전제로 지급되는 예산인 만큼 어떤 활동을 했는지 소명하거나 반납해야 한다”며 “구의회는 조속히 원 구성을 마쳐야 하며 세 번째 파행을 겪은 일부 재선 의원들도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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