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전 통합 위해 2년짜리 도지사 감수”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충남도지사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 지사는 “도지사에 당선되는 즉시 충남·대전 행정 통합을 재추진하겠다”면서 필요하다면 자신의 임기를 2년 단축해 2028년 총선 때 통합시장을 선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남강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충남도지사 후보는 23일 본지 인터뷰에서 “도지사에 당선되는 즉시 충남·대전 행정 통합을 재추진하겠다”며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자신의 임기를 2년 단축할 수도 있다고 했다. 충남·대전 통합은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초 지방 균형 방안으로 제시했지만 여야 간 이견 차로 논의가 멈춰선 상황이다. 박 후보는 “충남·대전을 통합해 수도권 일극 체제를 깨고 충남·대전을 제2의 성장축으로 세우겠다”며 당선된다면 4년짜리 임기를 줄여 2028년 총선 때 통합시장을 선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연임 도전에 나서는 국민의힘 김태흠 현 충남지사에 대해선 “추진력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하지만 도내에선 ‘관리만 했지 미래를 설계하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변화의 시기에 다른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계파색이 옅은 박 후보는 작년 8월 정청래 지도부 출범 이후 수석대변인을 맡으며 친정청래계로 불려왔다. 박 후보는 “내가 작년 말 예산 정국 때 없어질 뻔했던 충남 예산을 ‘정청래 대표 찬스’로 되살렸다”며 “이재명 정부 철학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 지원을 충남으로 끌어올 힘이 있다”고 했다. 박 후보는 지역 산업의 AI(인공지능) 대전환을 과제로 제시하면서 “산업화 시대 충청이 ‘핫바지’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AI 시대에는 충남이 뒤처지지 않게 변화를 담대하게 설계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민주당 충남지사 후보군 중 가장 늦게 출마했다.

“대통령의 지원을 받아 가장 먼저 깃발을 든 충남·대전 통합이 무산되지 않았나. 그에 대한 책임을 느꼈다. 뒤늦게 통합을 재추진해 완성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늦은 출마에도 중진 양승조 전 지사를 꺾고 후보가 됐다. 친정청래계 효과란 해석도 나온다.

“당원의 뜻이 반영될 결과 아닌가 싶다. 사실 작년 말 예산 심사 때 없어질 뻔했던 충남 AX 사업 기획비 예산 10억원을 ‘정청래 대표 찬스’로 확보했다. 내가 거의 마지막에 들고 갔는데도 정 대표가 다른 의원들 요구를 물리치고 반영을 해줬다.”

-이재명 정부가 20조원의 지원까지 언급하며 충남·대전 통합을 밀었는데 오히려 전남·광주만 통합이 됐다.

“전남·광주는 단체장·의원·시민사회가 한목소리로 움직여 특별법 통과까지 갔다. 반면 충남·대전은 국민의힘 단체장들의 정치적 셈법으로 동력이 꺾였다. 민주당도 주민 의견 수렴에선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당선된다면 의견 수렴을 더 폭넓게 해서 추진 동력을 키우고 책임있게 추진할 것이다.”

-통합 로드맵을 설명해달라.

“6·3 지방선거 직후가 재추진의 ‘골든타임’이다. 즉시 협의체를 구성해 올해 안에 통합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 2028년 총선에서 통합시장 선거도 같이 치르도록 합의하겠다. 임기 단축도 기꺼이 감수할 것이다. 이재명 정부 때 하지 않으면 다음 정부에 행정 통합이 진행된다는 보장이 없다. 통합시 출범 이후에도 대전·충남·충북·세종이 하나의 공동체로 가는 ‘충청권 메가시티’를 준비하겠다.”

-국민의힘 소속 충남·대전 단체장들은 진정한 통합은 ‘재정과 권한의 이양이 보장돼야 한다’고 한다. 이에 대해 정부는 소극적인데 설득이 가능한가.

“이재명 정부가 2026년에 지역균형발전 특별회계의 자율계정 예산 규모를 기존 3조8000억원에서 10조60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렸다. 시도지사에게 이양하는 사업 권한도 기존 47건에서 121건으로 대폭 늘렸다. 이 규모를 보면 정부의 의지는 너무나 확고하다.”

-통합과 지역 경제는 또 다른 문제인 것 같다. 지역 경제를 살릴 방법은 있나.

“이번 선거에서 ‘야간경제’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충남은 백제왕도 유적 등 우수한 역사·문화·관광 자원이 많다. 그런데 낮에 잠깐 왔다가 그냥 지나가는 관광지로는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크지 않다. 지역의 특색을 살린 야간 상설 공연과 야시장 등 볼거리를 통해 다음 날 아침까지도 충남에서 즐기고, 머물고, 소비하는 체류형 관광지를 만들겠다.”

-김태흠 현 지사의 도정을 평가해달라.

“그동안의 노력에 대해 인정한다. 장점은 장점대로 승계할 것이다. 민주당 출신 양승조 전 지사의 ‘복지 충남’, 김태흠 지사의 ‘힘쎈 충남’ 위에 박수현의 ‘AI 충남’을 이어가겠다. AI 시대라는 거대한 물결이 흐르기 시작했다. 충남도정에 위기이자 기회다.”

-AI 충남 구상에 대해 말해달라.

“충남의 기존 특화 산업인 천안·아산·당진·서산의 반도체·디스플레이·제철·석유화학과 서해안의 수산업, 내륙의 농업·임업·축산업, 공주·부여의 역사·문화, 논산·계룡의 국방·안보 등 분야를 어떻게 AI로 전환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또 충청권의 새로운 산업으로 미래 모빌리티를 유치하려고 한다. 지역민의 의료, 교육, 복지, 문화 등에 대한 기본권을 AI 시대에 맞도록 설계하는 AI 기본사회도 고민 중이다.”

-지역구인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열린다. 충남에서도 보수 세가 강한 지역인데 후보 추천은 했나.

“국민의힘 쪽에서 정진석 전 윤석열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 출마설이 나오는 모양이다. 정 전 실장은 계엄 때 어디에 있었나 묻고 싶다. 내 지역구는 민주당에 험지이긴 하지만 정 전 실장이 나온다면 대항마를 찾아 꼭 이길 것이다.”

☞박수현은 누구

충남 공주 출신으로 공주사대부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중퇴했다. 국회의원 보좌관 등을 거친 뒤 2012년 총선 때 고향인 공주에서 당선됐고 두 차례 낙선 후 2024년 총선 때 같은 지역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민주당의 입’으로 불릴 정도로 당과 선거 캠프 등에서 대변인을 수차례 역임했다. 문재인 정부에선 청와대 대변인과 국민소통수석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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